"야 결혼기념 선물로 가전 뭐 사줄까?"
내 친구의 말을 듣고 난 고민도 안하고 바로 얘기했다.
"가전말고 로지텍 키보드 K860이랑 MX ERGO 사줘"
최근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회사일을 하면서 부쩍 손목이 많이 아프다는 느낌을 받아서 손목을 좀 보호하고자 인체공학 키보드랑 마우스를 찾고 있었는데 눈에 띄인 K860 및 MX ERGO.
K860은 인체공학 디자인으로 타이핑시 자연스러운 손목각도를 유지시켜주고
MX ERGO는 트랙볼 + 버티컬 마우스로 손목의 움직임을 최소화시켜 자연스러운 손목각도로 마우스를 사용함과 동시에 손목피로를 없앤 제품이다.
그냥 지르기에는 두개 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K860 : 189,000원, MX Ergo : 149,000원) 친구가 결혼기념 선물로 가전을 사준다는 말에 가전을 거절하고 두 제품을 요청했다.
그리하여 도착한 키보드와 마우스
제품의 자세한 설명은 다른 글들에서 나보다 훨씬 잘 써줬기 때문에, 나는 각각의 상황에서 사용감이 어땠는지 장점과 단점을 써보고자 한다.
■ 로지텍 K860 키보드
○ 공통
일단 무선이라는 점이 좋았고, 무릎위에서 쓰는 것도 괜찮았다. 특히 무릎위에 있을때 손목이 엄청 자연스러운 각도로 있다보니 장기간 타자를 칠때는 무릎위가 더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키보드는 굉장히 조용하고 약간 누르는데 힘이 살짝 들어가는 타입이다. 덕분에 오타율이 많이 줄기는 하지만 장기간 타이핑시 손가락에 피곤함이 있었다.
크기가 꽤 큰편이라 책상이 좁은 사람에게는 안맞을 수도 있다.
ㅠ 키가 왼손에 위치해있어 ㅠ를 오른손으로 치던 사람들에게는 조금 불편할수도 있다.
○ 게임 경험
기본적으로 키압이 조금 있는 제품이라 타건이 빈번한 게임에는 금방 손가락의 피로함을 느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전혀 문제없이 플레이가 가능했다.
대부분의 게임이 오른손으로 마우스를 조작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오른손으로 누르는 키는 게임에서 잘 사용하지 않다보니 이 키보드를 쓰면서 불편한점은 거의 느끼지 못하였다. 다만 RPG 게임의 경우에 I 나 M 같은 키를 누를 일이 빈번한데 왼손으로 이 키를 누를경우 손목이 꺽이게 되다보니 오른손을 가져와 누르는 경우가 많았다.
WASD, ctrl, shift 등 왼손이 닿는 키만 누르는 게임을 하는 경우는 상관없으나 I, M, J 등 오른손으로 눌러야 되는 키를 많이 사용하는 게임은 좀 불편할 수 있다.
게이밍 키보드에 비해서는 별로지만 그냥 평범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이다.
○ 사무 경험
문서 작성, 데이터 입력 등 많은 타이핑을 필요로 하는 작업에서 K860의 각도는 손목을 계속 편안한 상태로 유지시켜주어 장기간 타이핑에 아주 유용했다. 글을 몇시간 동안 쓰고 있어도 손목통증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멀티페어링 기능을 활용하면, 키보드를 여러 기기와 연결해 쉽게 전환할 수 있어, 여러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사무 환경에서 특히 유리하고 키보드의 조용한 타이핑 소리 또한 사무실 환경에서 방해가 되지 않아 좋다.
다만, 오른쪽의 텐키를 많이 써야되는경우 조금 불편하다고 느껴지는게, 손목이 딱 고정되어있는걸 풀고 숫자를 입력하고, 다시 손목을 고정하러 오는것이 부드럽지 못하다고 많이 느껴졌다. 글자를 많이쓰는 직업에는 강력히 추천하지만, 숫자를 다루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결론을 글을 많이 쓰는사람에게는 굉장히 좋고, 그 외의 활동에는 그냥 보통키보드와 비슷하다.
■ 로지텍 MX Ergo 마우스
○ 공통
처음에 적응하기가 좀 시간이 걸린다. 아주 정밀한 조작이 어려운데 정밀한 조작을 위해서는 DPI변경 버튼을 눌러 감도를 낮춤으로써 가능하긴하다.
손목의 움직임이 없다보니 손목통증이 확연히 줄어들지만 그만큼 엄지의 피로가 좀 쌓이는 편이긴 하다.
한동안 마우스를 사용안하다가 다시 사용하면 0.5초 ~ 1초 정도의 지연이 처음에 발생하는데 은근 귀찮다.
엄지로 트랙볼을 움직이다 보니 앞으로 가기 뒤로가기 버튼을 검지로 눌러야되는데 적응하면 괜찮다.
확실히 일반 마우스 보다 여러가지 불편함이 있지만 그 불편함을 상회할정도로 손목통증이 없어져서 계속 사용할예정.
○ 게임 경험
MX ERGO를 사면서 가장큰 걱정이 버티컬 타입의 마우스들은 클릭시 힘이 옆으로 가해지다 보니 포인터가 자꾸 밀리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MX ERGO는 일단 무거워서 클릭시 하나도 움직이지 않고 그냥 일반마우스 클릭하듯이 누르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좋았다.
게임의 경우 게임장르별로 사용감이 달랐는데, 게임별로 간단히 말해보자면,
- FPS 게임: MX Ergo는 FPS 게임에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빠르고 정확한 움직임이 요구되는 FPS 게임의 특성상 트랙볼 마우스는 조작에서 한계가 있다. 하지만 손목에 무리를 주지 않고 조작할 수 있는 점은 장점이다. 만약 자신이 FPS를 콘솔로 즐겨봤다면 트랙볼로 플레이 하는 것도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건 FPS 게임에서만큼은 MX ERGO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목토끼는 하고있다. PVE게임은 내가 좀 못해도 상관없으니까...)
- 시뮬레이션 게임: 어떤 시뮬레이션 게임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시뮬레이션 게임은 정밀한 마우스 컨트롤은 요구하지 않다보니 시간에 쫒기는 게임이 아니라면 무리없이 플레이 할 수 있었다.
- RTS 게임: 스타나 롤 같은 게임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빠르게 포인팅이 왔다갔다 해야하는데 아직 익숙치 않아서 그런걸 수도 있지만 자꾸 컨트롤 미스가 일어났다.
- 퍼즐게임: 사용시 전혀 문제가 없었다. 가끔 포인터를 아주 정밀하게 둬야되는 게임의 경우 일반마우스보다 정밀한 조작이 어려워 힘이 들긴했는데 나중에는 트랙볼 옆에있는 버튼(누르면 마우스 감도가 내려가고 올라감)의 존재를 알게되면서 전혀 문제가 없었다.
- 이 마우스로 플레이한 게임 목록: 퍼스트 디센던트, LOL, 오버워치,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팩토리오, Understand, A Little to the Left 등등.....
사실 FPS게임이든 RTS게임이든 자신이 코어게이머가 아니라면 조금만 익숙해지면 잘 플레이를 할 수 있을정도로 컨트롤이 나온다. 다만 게임용으로 MX ERGO를 산다면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지 MX ERGO로 게임을 즐기 수 없다가 아님으로 참고.
○ 사무 경험
일반 사무환경에서 문서를 클릭하거나, 옮기거나 하는 작업은 전혀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마우스를 반복해서 움직여야하는 작업의 경우 일반 마우스 보다 훨씬 피로감이 덜 했다. 다만 그림작업의 경우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마우스가 조금 익숙해지자 파워포인트에서 도형그리기나 편집도 어느정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됬다. 3개월째 사용하고있는 지금, 왠만한 사무업무는 전혀 문제가 없다.
■ 결론
로지텍 K860 키보드와 MX ERGO 마우스를 사용할경우 몇가지 작업이 일반 키보드 마우스보다 더 어려웠지만 대부분의 작업에서 별반 차이없는 능력을 보여주었고, 손목의 부담은 80% 정도 줄어든 느낌이였다.
특히 일반 마우스를 사용하면서 손목을 많이 아팠는데 MX ERGO는 손목움직임이 없다보니 아픔자체가 없어졌다.
키보드 또한 일반 키보드는 기본적으로 손목이 꺾이다 보니 장기간 사용할 경우 손목이 많이 아팠는데 K860은 기본적으로 손목이 편안한 자세라 손목 통증이 많이 사라졌다.
자신이 코어게이머거나, 마우스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닌이상 일반인들도 사용하면 손목통증 경감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특히 세트로 사용하게 될경우 컴퓨터 사용시 손목 통증은 거의 없어진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만약 두개 다 살 수 없다면 난 MX ERGO 마우스가 조금더 손목통증 경감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ㄴ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짤)보고 대사맞추기 게임 1탄 (0) | 2024.07.11 |
---|---|
블로그 수익창출 및 목표[2024.06.25 발행][8.20 업데이트] (1) | 2024.06.25 |
8Bitdo Retro 키보드 축 교체 후기(기본 축에서 체리 MX2A 저소음 적축) (1) | 2024.02.09 |
바다 정화 선택지 (0) | 2023.11.24 |
생각 정리 (1) | 2023.11.17 |